얼마 전 광진구 쪽에 사는 친구에게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어요. "우리 동네는 바퀴벌레가 진짜 미쳤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우스갯소리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광진구 쪽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바퀴벌레가 대량 번식하고 있었다는 기사도 있었네요.
그래서 오늘은, 저처럼 바퀴벌레에 대한 공포심이 있는 분들을 위해
서울에서 바퀴벌레가 많은 지역,
그리고 왜 그런 현상이 벌어졌는지
꼼꼼하게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나도 모르게 이사하려는 동네가 바퀴벌레 핫플레이스라면 정말 끔찍하겠죠?
끝까지 읽어두시면 분명히 도움 될 거예요.
ㅣ광진구, 아차산·용마산 흙이 부른 바퀴벌레 대란
광진구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광진구 일대에 바퀴벌레가 급증한 건 단순히 위생 문제 때문만이 아니라고 해요.
1. 쌩흙을 텃밭에 사용
2016년쯤부터 광진구 곳곳에 작은 텃밭을 가꾸는 문화가 퍼졌는데요, 이때 문제가 된 게 바로 흙이었습니다.
아차산, 용마산 등지에서 '살균되지 않은 생흙'을 퍼다가 텃밭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 생흙에는 '산바퀴'라는 종류의 바퀴벌레 알이 그대로 섞여 있었고,
이 알들이 부화하면서 시내 곳곳으로 퍼지기 시작한 거죠.
구청에서도 위험성을 인지하고 "산 흙 사용을 삼가달라"고 안내했지만,
"자연산이 좋다"며 이를 무시하는 일부 주민들로 인해 번식은 막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광진구 전체가 '산바퀴 번식지'가 되어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2. 산바퀴 특징
산바퀴는 우리가 흔히 집에서 보는 작은 독일바퀴와 다르게,
몸집이 크고, 생존력이 굉장히 강한 편입니다.
또한 번식 속도도 빨라서, 한 번 퍼지기 시작하면 근처 지역까지 순식간에 번질 수 있어요.
특히 건물 외벽, 틈새, 하수구 등을 타고 이동하는 데 능숙해서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 전체를 장악하는 것도 시간 문제입니다.
" 바퀴벌레가 많은 두번째 지역 "
ㅣ이동네 왜 바퀴벌레가 많을까?
광진구에 이어 바퀴벌레 출몰 소식이 들리는데요, 특히 이태원과 한남동 일대는 예전부터 바퀴벌레가 유난히 많다고 소문난 곳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냥 오래된 지역이라 그렇겠지'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요,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니까 이유가 꽤 복합적이더라고요.
특히 이 지역은 과거 미군부대가 있었던 곳이고, 다양한 외국 문화가 자연스럽게 들어오면서 예상보다 일찍, 그리고 강력하게 바퀴벌레 문제가 시작됐던 곳이었어요.
ㅣ미군부대, 외국인 주거지와 바퀴벌레 유입
이태원과 한남동은 과거부터 오랫동안 주한미군 부대가 위치해 있었고, 이에 따라 다양한 외국인들이 이 지역에 거주하거나 상업활동을 이어왔던 곳입니다.
1960~70년대, 이 지역은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고급 외국식 식재료, 생활용품 등이 오가던 곳이었어요. 하지만 이와 함께 바퀴벌레, 특히 외래종 바퀴벌레들도 함께 유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한국에 없던 종인 '미국바퀴' 같은 종류가 이태원과 한남동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고,
이 바퀴벌레들은 일반 바퀴보다 훨씬 크고, 생존력도 강했습니다.
게다가 미군 부대 주변은 음식물 쓰레기 관리가 한국 기준과는 다르게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었고,
여름철에는 바퀴벌레가 활발하게 번식할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이 조성됐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이 지역에 바퀴벌레가 뿌리를 내린 거죠.
ㅣ오래된 건물과 복잡한 지하 하수 시스템
이태원과 한남동은 서울에서도 상대적으로 오래된 건축물이 많은 지역입니다.
특히 골목길 주변, 단독주택, 소규모 빌라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데요,
이런 노후 건축물은 틈새가 많고, 하수구와 연결된 관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바퀴벌레가 서식하고 이동하기 좋은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이태원 일대는 지형 자체가 언덕과 저지대가 뒤섞여 있어서, 비가 오거나 습기가 차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바퀴벌레는 습한 곳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환경은 번식에 최적화된 조건이 됩니다.
특히 한남동은 고급주택이 많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이면에는 오래된 하수 시스템이 남아 있는 경우도 많아서, 집 안 관리를 아무리 철저히 해도 주변 환경 탓에 바퀴벌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요.
ㅣ음식문화와 상업지대 특성
이태원은 특성상 다양한 외국 음식점, 바, 클럽 등이 밀집해 있습니다.
24시간 돌아가는 상권 특성상 음식물 쓰레기가 꾸준히 배출되고,
이 과정에서 바퀴벌레가 먹이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됩니다.
게다가 이 지역은 낮보다 밤에 더 활발히 움직이는 업종이 많아서, 바퀴벌레도 사람 눈을 피해 야간에 활발하게 활동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음식점이나 카페 등은 아무리 실내를 깨끗이 관리해도, 건물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바퀴벌레를 100% 막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태원 주변 상권에서는 방역을 꾸준히 하더라도 여름철엔 바퀴벌레 문제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ㅣ바퀴벌레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퀴벌레는 단순히 '더러운 곳에만 산다'는 편견은 이제 버려야 합니다.
최근에는 새 건물에서도 바퀴벌레가 발견되기도 하니까요.
특히 공동주택에서는 한 세대만 깨끗하게 관리한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예방과 대응이 가능합니다.
- 음식물 쓰레기는 매일 처리하고, 밀폐 용기에 보관하기
- 하수구 트랩(물을 항상 채워둬야 함) 관리하기
- 창문, 출입구, 배수구 주변에 틈이 없는지 점검하기
- 방역 전문 업체를 통한 정기 방역 받기
- 지하 주차장, 복도 등 공동공간도 주기적으로 소독하기
특히 여름철엔 작은 구멍 하나라도 바퀴벌레의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문틈, 배수구, 에어컨 배관 주변까지 꼼꼼히 점검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